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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인 전기에 빠지지 않는 사람, 토마스 에디슨. 전구, 축음기 등 인류사를 바꿔 논 수많은 발명품을 남긴 발명가. 인류를 어둠으로부터 해방시킨 그는, 1,000여종이 넘는 발명으로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인물 중 한 사람으로 손꼽히고 있다. 그런데, 그가 인류 역사상 최초로 남의 영화를 훔쳐 큰 돈을 번 '저작권 도둑'이었다는 사실은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 모든 위인들이 그러하듯, 후세의 사가들이 '공'만 남기고 '과'를 삭제해 버린 탓이다.

사건은 1902년 프랑스에서 벌어졌다. SF영화와 특수효과의 창시자인 프랑스 영화 감독 '조루쥬 멜리어스'는 그해, 영화사의 신기원을 이룬 '달세계로의 여행'이라는 인류 최초의 SF영화를 만들었다. '달세계로의 여행'은 디졸브, 슈퍼 임포즈 등 오늘 날까지도 사용되는 온갖 특수효과가 최초로 사용된 14분짜리 대작이었다.영화의 러닝타임이 길어야 5분을 넘지 못하던 당시, 멜리어스의 영화 '달세계로의 여행'은 무려 14분짜리 였고, 제작비를 얼마나 썼는지 알 수는 없으나, 러닝 타임과 동원 인원, 대규모 스튜디오 건립과 세트 구성 등을 고려할 때, 오늘날로 치면 블록버스터급 초대작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크린 위를 달리는 기차를 보고 아연실색, 객석에서 비명을 질러대던 당시 관객들에게 SF영화 '달세계로의 여행'은 말그대로 충격 그 자체였다. 영화 전용 극장이 없던 시절, 상영은 오페라 극장이나 대강당을 빌려 진행됐고, 흥행은 순조로웠다. 하지만, 소수의 부자를 대상으로 한 프랑스내의 흥행은 제작비를 회수할 만한 수준이 아니었다. 당시, 멜리어스가 노리고 있던 시장은 미국. 그런데...

1902년 '달세계로의 여행'이 한창 상영중인 파리의 어느 극장에 토마스 에디슨의 에이전트 한 사람(누군지 알려지지 않았다)이 있었다. 그는 충격과 환상 그 자체였던 멜리어스 영화의 상업적 가능성을 간파했고, 영화를 보고 나오자 마자 상영기사를 매수해, 프린트 한 벌을 빼돌렸다.

미국으로 돌아간 그는 에디슨에게 이 영화의 프린트를 전달했고, 에디슨과 그의 파트너들은 대량의 복사본을 만들어 미국 전역에 배급을 시작한다. 예상대로 흥행은 대박. 박스 오피스 기록이란게 없던 시절이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달세계로의 여행'을 관람했는지 알 수 없지만, 요즘 말로 '사상 최고의 흥행 수입'을 기록했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프랑스 상영을 마치고, 미국 상영을 준비하던 멜리어스에게 미국 내 흥행 소식은 청천벽력이었다. 영화 저작권에 관한 개념 자체가 희박한데다, 타국에서 벌어진 저작권 침해 사건이었으니, 멜리어스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결과적으로 멜리어스는 이 작품 이후, 파산의 길로 접어들고 만다. 역사에서 '만약'만큼 어리석은 질문이 없다지만, 만약, 에디슨이 멜리어스의 영화 저작권을 훔치지만 않았더라면, 시대를 잘 못 타고난 천재 멜리어스는 영화사에 더 많은 '최초'와 '최고'를 만들어 냈을지도 모른다.

같은 시대를 살았던 멜리어스와 에디슨. 둘 다 천재였지만, 피해자 멜리어스는 영화 필름 몇 편을 남긴 '파산한 영화 감독'이 됐고, 가해자 에디슨은 인류사에 길이 남는 '위인'의 반열에 올랐다. 문화의 상징인 영화와 물질의 상징인 산업의 격돌은 그렇게 시작됐고,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지금 이순간에도 누군가는 인터넷 산업의 볼모가 되어 '백만 스물 한 번째 멜리어스', '백만 스물 두 번째 멜리어스'로 전락하고 있으니 말이다.
 
posted by PD the rip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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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04 20:23 2010/01/04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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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태터앤미디어의

    Tracked from tattermedia's me2DAY  삭제

    에디슨이 인류 역사상 최초로 남의 영화를 훔쳐 큰 돈을 번 '저작권 도둑'이었다는 사실은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 모든 위인들이 그러하듯, 후세의 사가들이 '공'만 남기고 '과'를 삭제해 버린 탓이다. <멜리어스의 영화 저작권을 훔친 발명가 에디슨>

    2010/01/05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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