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속 경찰은 왜 다들 찌질할까?

영화 2009/06/04 13:45 Posted by 3M흥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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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직업, 아마도 형사 또는 경찰이 아닐까. 영화 속 경찰은 때론 정의의 맹렬한 수호자로, 때론 사건이 다 해결된 뒤에야 사이렌을 울리며 호들갑 스럽게 나타나는 뒷북 치기 선수로 등장하기도 한다.

돌이켜 보면, 한국 영화 속에서 묘사되는 경찰은 썩 긍정적이지만은 않은 게 사실이다. 
대표적으로 지난 2003년 개봉했던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을 들 수 있겠다. 80년대 화성 연쇄 살인 사건을 모티브로 한 연극 <날 보러 와요>를 각색한 이 영화는 송강호와 김상경이 연기한 두 명의 형사를 주축으로 펼쳐지는 스릴러다. 특정 지역의 여성들이 연쇄적으로 강간 살해 당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경찰은 특별 수사팀을 꾸리지만 범인의 행방은커녕 그 윤곽조차 잡지 못한다. 용의자들을 붙잡긴 하지만 경찰은 뚜렷한 증거 없이 이들을 범인으로 모는 맞춤 수사를 하고, 그 사이에 또 다른 연쇄 살인이 벌어진다. 영화 <살인의 추억>은 치안보다는 시위 진압에 더 많이 동원돼야 했던 80년대의 시대적 분위기를 보여주면서 개인과 시민의 안전을 보호하지 못하고 체제를 보호해야 하는 공권력의 무기력한 처지를 드러내 보인다.

그렇다고 경찰이 마냥 무기력하게 그려진 것만은 아니다. 강우석 감독의 <공공의 적> 시리즈 같은 경우엔 꽤 강직한 경찰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설경구가 연기한 주인공 강철중은 감각적인 수사와 집요한 기질로 범인을 끝내 잡아내는, 멋진 경찰의 표상으로 묘사가 된다. 한편으로는 동네 불량배 같은 면모도 가지고는 있지만, 자신의 직무 수행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완벽함을 자랑하는 형사다. 강철중은, 어찌 보면 사회악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해주는 인간적인 영웅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 멀리는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초창기 화제작이었던 <더티 해리> 시리즈의 영향이 감지된다. 범죄나 폭력에 대한 사회적 공포를 누그러뜨릴만한 더 큰 압도적 권위를 바라는 대중의 무의식을 반영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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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최근 영화에서는 경찰이 어떤 모습으로 묘사되고 있을까. 전반적으로 <살인의 추억>의 연장선에 놓여 있다고 보는 게 적절할 것 같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영화가 지난해 상반기 최고 화제작이었던 <추격자>. 윤락 여성들을 납치해 잔인하게 살해하는 연쇄 살인범을 포주였던 사나이가 끈질기게 뒤쫓고 결국 그를 응징한다는 게 기둥 줄거리다. 주목할만한 것은 이 영화 속의 경찰은 다 잡은 범인을 놓아주는, 그러니까 시쳇말로 헛물만 켜는 존재로 그려지는 반면, 오히려 끈질기게 범인을 뒤쫓아 잡는 장본인이 사건의 이해 당사자인 일반인으로 설정이 돼 있다는 것이다. 여전히 우리 사회의 공권력에 대한 불신이 반영돼 있는 셈이다.

최근 개봉한 봉준호 감독의 신작 <마더>도 마찬가지다. 지난 주말 개봉해 첫 주말 12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불러 모으며 흥행 가도에 들어선 이 작품은 여고생 살인사건과 관련해 체포된 아들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어머니가 직접 나선다는 이야기를 통해 집착과 광기로 이어지는 모성애의 이면을 들여다 보고 있다. 경찰의 편의적인 수사로 인해 아들이 누명을 썼다고 믿는 어머니가 이해 당사자로서 진범을 찾아 나선다는 구도는 앞서 말한 <추격자>와 일맥상통하다. 영화 내내 중경으로 처리된 경찰은, 예상대로 무능을 드러내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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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개봉을 앞둔 <거북이 달린다>라는 영화에서는 모처럼 형사가 주인공이다. <추격자>로 주가를 올렸던 김윤석이 지방 경찰서 형사 조필성으로 분했다. 이 영화 속의 형사 캐릭터는 <살인의 추억>의 송강호와 <공공의 적>의 설경구를 반반쯤 섞어 놓은 듯한 인상을 준다. 말하자면, 오기와 집념의 소유자이긴 하되, 뭔가 어눌하고 어설픈 구석도 가지고 있는, 그런 인물이다
.

생활고에 시달리는 형사 조필성은 정직 징계 기간 중에 아내가 모아 둔 돈을 몰래 빼내 소싸움 내기를 해서 큰 돈을 벌게 된다. 그런데 이 돈을 때마침 나타난 탈주범에 의해 강탈당하게 되고, 돈을 찾겠다는 일념으로 탈주범을 쫓던 조필성은, 매번 탈주범에게 어이 없게 당하게 되면서 그를 꼭 잡고야 말겠다는 오기를 품게 된다
.

재미있는 것은, 영화 속 주인공이 정직 중인 형사이고 그가 탈주범을 뒤쫓는 동기가 법을 집행하기 위해서라기보다 자신의 잃어버린 돈을 찾겠다는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에다 무너져 내린 체면에 대한 복수심이 작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 역시 표면적으로 형사를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그를 직업적 틀, 그러니까 제도의 바깥으로 끌고 나와서야 영웅으로 대접하고 있는 셈이다.
 

영화는 현실을 반영하는 거울이라는 말을 상기한다면, 유독 한국영화 속에서 비쳐지는 경찰의 모습이 멋지고 쿨함과는 거리가 있다는 건 아무래도 곱씹을만한 여지가 있다. <C.S.I>의 그리섬이나 호라시오 반장과도 같은, 그런 멋진 경찰의 모습, 한국영화 속에서도 좀더 자주 등장하길 바란다. 그러려면 현실부터 바뀌어야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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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한국영화 속 경찰은 왜 다들 찌질할까?

    Tracked from 알아도 되고 몰라도 되는  삭제

    한국영화 속 경찰은 왜 다들 찌질할까? 영화속 경찰이 왜 찌질하냐고? 감독이 경찰에 대해 안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으니까 그렇지. 당연한것 아닌가? 요즘 블로그들이 많다 보니 그놈의 영화 '리뷰' 블로그나 디지털 카메라 '리뷰'블로그들이 널리고 널렸다. 하다못해 지난주에 한 1박2일이나 패밀리가 떳다를 보고 진지하게 분석해도 다음 뷰에 뜨면 최고

    2009/06/05 09:53
  2. 거북이달린다★영화속엔 찌질이경찰 있다? 없다?

    Tracked from 폴 인 러브  삭제

    거북이 달린다... 우연히 시사회에 초대돼 뜻하지 않게(?) 본 영화...시골형사인 경찰이 주인공이라는 사실을 미리 알았었고, 예고편만 봤을땐 그저그런 평범한 범죄영화겠거니...분명히 경찰은 또 뒷북치는 바보로 나올게 뻔하지~라는 생각으로정말 아무 생각 없이, 기대 없이 본 시사회였다. 단지 개봉을 앞두고 누구보다 먼저 볼

    2009/06/11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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