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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대로다. <국가대표>의 이야기는 거칠고 삐걱댄다. 그러나 영화 후반에 펼쳐지는 나가노 동계 올림픽 스키 점프 경기 장면은 압권이다. 이야기의 미흡함을 볼거리가 상쇄하고 있는 셈인데, 이런 상황은 관점에 따라 영화에 대한 평가를 양극화할 여지를 남긴다. 그러니까 드라마에 집중하고 본다면 <국가대표>는 그다지 잘 만든 영화가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스포츠 영화라는 장르적 특성에 집중한다면, 분명 꽤 준수하게 빠진 영화라는 평가도 가능하다는 얘기다.

이야기가 거칠고 삐걱댄다고 말한 것은 오합지졸처럼 모인 스키 점프 국가 대표 선수들 개개인의 사연을 일일이 부각시키려다 보니 배가 산으로 갔기 때문이다. 입양아 출신으로 엄마를 찾으러 한국에 온 주장 차헌태(하정우), 약에  빠져 살던 흥철(김동욱), 아버지의 핍박에 시달리는 재복(최재환), 그리고 가난한 집안 때문에 군대를 면제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칠구(김지석)와 그의 지적 장애인 동생 봉구(이재응)까지. 하나 같이 사연이 구구하고 절절하다. 다 좋은데, 이렇게 플롯의 갈래가 너무 많으면 얘기가 산만해지기 쉽다. 영화는 종잡을 수 없는 몽타주로 시작하는 초반부터 그런 단점을 노출한다.

기둥 줄거리는 오합지졸 스키 점프 선수들이 모여 티격태격하다가 끝내 팀워크를 회복하고 대회에 나간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들은 대한민국의 동계 올림픽 유치를 위해 급조된 팀이었으니, 동계 올림픽 유치에 실패함과 동시에 곧바로 해체의 위기에 몰린다. 그러나 이들과 방코치(성동일)는 끝내 이를 극복하고 처녀 출전한 나가노에서 돌풍을 선보인다.

스포츠 영화를 표방하고 있으니, 이런 기둥 줄거리를 제대로 풀어 놓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막판의 휴먼드라마적 감동을 만들어내려는 강박에 발목을 잡힌 영화는, 자주 곁가지를 치며 이야기의 중심을 흩으러 놓는다. 영화 속에서 엉뚱한 행동으로 국가대표를 고난에 빠뜨리는 방코치의 딸 수연(이은성)이라는 인물도 젊은 여성 캐릭터를 하나 배치해 보자는, 일종의 구색 맞추기처럼 느껴진다.

어쨌든 욕심이 과해 생긴 이런 흠에도 불구하고 앞서 언급한대로 나가노 동계 올림픽 경기 장면을 재연한 후반 신만큼은 평가할만하다. 그 자체로 영화적이라고 할 수 있는 스키 점프의 박진감을 제대로 포착했다. 출발 선에서 천길 낭떠러지 같은 느낌의 착륙지를 내려다 보는 앵글이라든가, 활강대를 미끄러져 내려올 때의 시점 쇼트 등 꽤 다양한 시도가 관객들을 스키 점프라는 스포츠의 쾌감으로 안내한다.

이런 장면에선 별다른 이야기도 없지만, 선수들이 활강대를 떠나 비행하는 순간에는 가슴이 뭉클해진다. 그 자체로 드라마다. 그런데도 왜 자꾸 이야기를 갖다 붙이고 싶어 했을까. 뭐든 과유불급이기 마련이다. 7월 30일 개봉.

posted by cinemAgo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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